Can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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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님은 날더러 까나리 란다. 까나리? 

형님: You must be a canary! 너는 까나리(커네리, 형님발음으론) 인가봐.

나: What’s that? 그게 뭔데요?

형님: People used to release a canary down the mine shaft; if the bird died, people would know the air quality was poor. You’re like a canary. 옛날에 탄광에서 사람들이 들어가서 일할수 있나 없나 산소율을 확인하려고 새를 한마리 날려보내곤 했는데 그게 Canary 야. 너는 Canary 인거야.

*까나리 새는 일산화탄소와 같이 독성가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탄광에 가스가 차여 새가 살수 없게되면 사람들이 다 일을 중단하고 탄광 밖으로 나온다고한다.

최근 멀쩡해 보이는 지하방으로 이사를 온 후로부터 계속해서 심하게 두통이 일어나고, 귀아래 림프노즈쪽이 아파오면서 자다가 숨쉬기 까지 곤란해져 심각하게 세바와 나는 다시 이사를 고민했다. 그저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증상이려니 생각하며 좀 더 지내보자 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가면 갈 수록 실내에서는 숨도 쉬는게 힘들어지고, 제대로 글을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았고 시력도 나빠져 가고있기 때문이다.  세바도 점점 감기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둘다 햇볕을 못본 채소처럼 시들시들해지고 있는 중이다.

현재 거실 모습, 지하방

우리가 살고있는 지하방 거실모습, 이전 렌트 하던 사람이 쓰던 가구

처음에는 이 아파트에 중앙난방시스템에서 일산화탄소 (CO)가 새는 거 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지하 특성상 벽사이에 숨어있는 곰팡이 때문에 호흡곤란이 오는 걸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풍수지리가 좋지 않아 일어나는 증상일 수도 있다는 여러 추측을 내 놓았지만, 그 어떤 것도 우리가 책임지고 전문가를 불러 확인할 권리는 없었다. 우리는 집 주인이 아니거니와, 어차피 떠날거라면 그런 불필요한 확인절차는 우리 돈을 들여가며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이 우리가 할 수있는 한 모든 수를 써 그 집에서 살수 있게끔 환경을 바꿔도 보기로 했다. 에어콘 때문에 그런가 해서 에어콘이 나오는 입구도 모두 막아보고,  집주인에게 연락을 해 제습기까지 돌리기 시작 했다. 환기도 열심히 시켜보고, 청소도 구석 구석 했지만 증상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매일 밤이 고비였다.이럴경우 세바는 결정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하기로 했다. ‘그래, 여길 떠나자!’  결국 문서상으로 1년간 계약을 했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알리는 것이 중요할것 같았다. 그래서 집 주인에게 연락을 해 얼굴을보면서 내가 겪고있는 건강상의 문제를 먼저 꺼냈다. 그리고선 내 나름데로의 건강 체크를 병원에서 해보겠다고 이야기 하고 이 증상이 더 문제가 될것 같으면 이사를 생각해봐야겠다고 솔직히 털어 놓았다.  이렇게 피하고 싶은 상황에서 솔직해 지는건 나로선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는게 올바른 방법인것 같았다. 벤폴즈가 그랬듯이 어른이 되는 법은 힘든법이다. 집 밖을 나와 몇시간 있으면 증상이 사라졌고 다시 집안에 들어가면 두통이며 숨쉬는게 곤란해져 왔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10일째 되는 날 집 주인에게 이메일로 다른 곳을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할것 같다고 우리의 뜻을 전달했다. 아! 이로서 우리는 3년만에 이사를 8번째로 가게 되는거구나! 그럼 평균적으로 4.5 달만에 한번씩 이사를 하게 되는 셈이다. 아마 나는 발에 바퀴가 달릴정도로 이사를 많이 가는것 같다.

문 입구, Walk-out Basement

문 입구, Walk-out Basement

이번경우는 특별한 경우라고도 할 만큼, 우리가 아직 살 집을 구하지도 못한채 이번달 안에 이 지하방을 나가야 한다는 미션을 완수해야한다. 그래서 하루하루 두세군데 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지금 우리가 지내는 곳은 세바회사를 중심으로 자전거로 25분 걸리는 곳이라 완벽한 위치지만 주변이 집밖에 없는 외곽지역이라 렌트를 하는 곳이 아주 드물다. 하루종일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인터넷에 올라오는 집이 없는 날도 있었다. 한번은 정말 반할 만큼의 위치에 우리가 말하는 완벽한 집을 발견했는데, 순식간에 다른 커플이 그 집주인과 계약을 해버렸다. 수십통의 Rent application을 집주인은 받았겠지만 이제껏 렌트하는데 있어서 한번도 우리가 원하는 집에 렌트를 놓쳐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에 그 집 주인이 우리를 선택하지 않은데에 실망이 컸다. 실망이라기보단 데이트에서 대뜸 거절을 당한 느낌이었다. 세바는 이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It’s like having your heart broken for the first time!” 그래. 바로 첫사랑한테 차인 느낌이지! 흐흐흑! 나는 그 집주인에게 “뭐가 모자라서 그러는거야? 나를 받아줘!”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혹시나 집주인이 우리에게 돌아올까봐 조심스레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내년에 다시 도전해보자. 그 집은 정말 완벽했어!”

사실 나는 몇년전만 하더라도 지하방은 렌트를 구하는데있어서 쳐다도 보지 않았다. 한번 지하방 구경을 했는데 정말 쥐들이 살만한 곳이지 사람이 살만한 곳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 고정관념에 그리고 한번도 지하를 사용하는 집을 본적이 없는 내 좁은 식견에 나는 지하방에서 산다는건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올해, 내 고정관념을 깨 보기 위해 좋은 지하방을 리서치 한 결과 (위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꽤 괜찮은) 다행이 큰 창이 있는 지하방을 찾게 되었고, 이전 블로그(Apt Hunting)에서 말한것 처럼 심각한 경쟁으로 면접까지 보면서 이집에 이주를 하게 됬는데 이렇게 내가 건강하게 지낼수 없는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사실 작고, 심플하고 보잘것 없는 곳에 살아도 되는 나를 보고 싶었는데 이런도전 앞에서 무얼 얻어가야 하나? 나는 내 자신에게 무력감을 주는 이 축축한 벽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일로  혹시나 캐나다에서 지하방 Basement Apartment 렌트를 생각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내가 알지못하고 들어간 지하방에 관해 몇가지를 이야기 하고 싶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지하방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이 네가지는 지하방의 공통점임을 알고 들어갔으면 좋겠다.

  1. 온도조절이 불가능하다. 캐나다 특히 온테리오주에서는 대부분 Natural gas 로 중앙난방을 하는데, 집에 온도를 조절하는것은 지하렌트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윗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윗층에서 집 온도을 25도로 정해 놓으면 윗층에서 26도가 되는 순간 에어콘이 작동하게 된다. 이때 지하방은 22도인데도 불구하고 에어콘을 쐬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늘 추운 지하는 온도를 올려달라고 윗집에 사는 사람에게 요청해야 한다.
  2. 습도가 여전히 높다. 여름 평균 권장 실내 습도는 40%-50% 인데 내가 살게된 지하는 65%-80% 를 일정하게 유지했다. 제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잠시나마 낮출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틀어놓으면 소음도 소음이거니와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가오는 날이면 추운데다가 습도로 침대까지 축축해지고, 샤워이후 사용한 수건도 하루종일 다 마르지 않을 때도 있다. 높은 습도는 곰팡이가 생기기 적합한 환경인데, 지하방에서 생긴 검은 곰팡이는 사람몸에 치명적이라고 한다.
  3. 전기세를 예측할 수 없다. 보통 지하방 광고에 Utility 중 35% 만 내면 된다고 많이 나오는데, 윗층에서 얼마나 전기를 쓰는지에 따라 개인이 내야하는 35%가 불확정해지고, 추운데 돌아가는 에어콘비도 결국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점이 있다.
  4. 층간 소음을 줄일 수 없다. 보통 벽돌집이라고해도 내부는 나무가 주 재료이기 때문에 윗층에서 걸어다닐때 마다 비끄덕 거리는 바닥 소리를 피할 수가 없다. 손님이 와서 크게 이야기를 하면 목소리가 웅웅 들리거니와 심지어 조용한 날은 문자 진동까지 들은적이 있다.

캐나다에선 보통 집을 사서는 지하방을 사람들에게 렌트하면서 그 돈으로 보통 자신의 모기지에 보태는데, 학생들이나 아니면 일때문에 단기간 숙소를 구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렌트를 하는 편이다. 이런 지하방 렌트 경험이 있는 세계 곳곳 친구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오늘도 또 렌트 사냥을 하러 떠난다. 그 누군가 우리의 보금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All photos by Se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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