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 Hu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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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우리는 장기간 머물게 될 곳을 탐색해서 지금부터 서서히 이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늘 세바 일때문에 한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우리는 한 도시에서 다른도시로, 한 동네에서 다른 동네로 이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에따라 나도 분주하게 우리에게 맞는 최적의 보금자리를 찾느라 리서치를 많이 하게 되었고, 최적의 공간을 선택하는 신비한 능력을 길러냈다. 심지어 지금 지내는 아파트를 고를땐 인터넷에 어떤 사진도 포스팅이 안되있었지만 직접 방문해 보니 18층 콘도미니엄에 운동시설까지 달린 토론토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이 곳에 머무는 1년 동안 좋은 위치 덕분에 네명의 지인들이 일주일씩 머물다 갈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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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의 발코니 타임

정의: 캐나다에서 집이건 아파트 빌딩이건 월세를 내며 지내는 곳을 아파트먼트(Apt) 라고 부르고, 빌딩에 한 호수를 소유한 경우 Condo 라고 부른다.

하지만 몇일전 이렇게 치열한 Apt(월세) 경쟁은 이번에 캐나다 온 이후로 처음 경험 해보았다. 피가 마른다는게 이런거구나 싶을 정도로… 세바와 나는 우리가 사용하는 웹사이트를 열심히 들어다 보면서 2주간 리스트를 만들어 두었다. 인터넷에 올라 온 아파트 이름, 위치, 주소, 입주 가능 날자, 방 갯수, 직장으로 부터의 거리, 주차여부, 애완동물 거주가능성, 주변 커뮤니티 등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쉽게 볼 수 있게 엑셀로 만들어 두면서 점차 우리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추려 나가기로 했다. 우리는 이번 이사땐 18층 꼭대기가 아닌 지하단칸방으로라도 가서 다운사이징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자료(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모은 후 집주인들과 몇차례 전화통화를 하고, 최적지라고 선정해둔 곳 세군데를 찾아 가 보기로 했다. 첫번 째, 사진과는 전혀 달랐던 집. 부동산 아저씨는 오늘 우리가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고 나는 이미 내가 살 곳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서는 차안에서 세바에게 외쳤다. ‘넥에에엑스트!’ 두번째, 방은 우리가 원하던것과는 다르게 달랑 하나뿐이고, 지상이 아니라 반 지하였다. 그야말로 반 지하 단칸방. 하지만 의외로 햇볕도 많이 들고 창도 꽤 크고 해서 전혀 지하처럼 느껴지지 않기에 우리는 적절한 짝을 찾은것 마냥 반가웠다. 한달에 월세가 $900 이고 엔지니어링 나무모양 바닥에, 깨끗한 부억이며 샤워장도 새것이었다  (현재 비슷한 크기의 미사사가 방값은 한달에 $1,340). 이 반지하 apt는 거리상 회사에서 차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 집앞엔 차 두대가 주차할수 있는 공간, 적당한 크기의 뒷 뜰, 조용하고 깨끗한 이웃동네, 가까운 슈퍼마켓, 좋은 운동센터, 공원 등 우리가 필요한 모든게 갖춰진 완벽한 곳이었다. 우리는 그 곳을 떠나면서 부동산 중개자에게 메일을 보내 어플리 케이션을 내고 싶다고 의사를 전했다. 그렇게 그날 밤 어플리케이션을 이메일로 보내고, 우리는 중개인에게 답변을 받았다. “현재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선택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데 죄송하네요. 지원자들을 저희가 네명으로 줄였는데, 다시 두명으로 줄일때 까지 기다려 주세요.” 나는 무슨 아파트 렌트가 이렇게 경쟁률이 높을 줄을 꿈에도 몰랐다. 그것도 아주 시골집에서… 그래서 우리는 이틀을 기다렸고, 삼일째 되는 날 지원자를 두명으로 줄였다고 연락이 왔다. “마지막 두분이 선정이 되었으니까 오늘 아파트 면접을 보러 오세요.” 그 시간 나는 집에 와 있는 세바에게 지금 당장 내가 회사에서 나올테니까 어서 가자 라고 하고, 메니저에게 급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 된다고 하고 회사를 뛰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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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 이삿짐센터의 하루

집으로 뛰어가는 중 나는 세바에게 내가 잴 입으면 잴 이뻐보이는 옷을 들고 내려 오라고 하고 부동산으로 운전해서 가는 길에 바꿔 입기로 했다. 그렇게 내 옷과 신발을 줄줄이 챙겨 내려와 우리는 당장 두시간을 걸쳐 부동산으로 운전했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건 그렇게 우리가 두시간이나 운전해 부동산 중개인을 보러가더라도, 우리가 그 아파트에 입주한다는 건 알수없는 일이었다. 우선 가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그리고 그 사인 된 계약서는 집 주인에게 메일로 보내져 나중에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자의 공동 결정으로 입주자가 가려진다는 것. 무슨 뉴욕 맨하탄에 유명한 건축가가 만든 아파트를 구하는것도 아니거니와 토론토에서 한시간 떨어진 시골 지하 방한칸이 이렇게 치열할 준 누가 알았을까? 아무튼 이런 경험은 세상이 나를 시험하는 경험 같기도 하고, 내가 만들어낸 내 무지를 시험하는 경험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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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사가 18층 아파트에서 본 지하 주차장 입구

그렇게 해서 부동산 중개인을 다시 사무실에서 만나 우리는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스크림도 나눠 먹으면서 렌트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왔다. 그리고 이제 기다리는 수 밖에… 사인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세바는 그 아파트에서 살 수도 있다는 기대에 너무나 벅차있었고 동시에 그 지하 단칸방 면접에 떨어질까봐 심장이 후들후들 거리고 있었다. 부동산 중개자분은 본인 아드님이 집 주인이라는 걸 공개했고, 아드님과 본인이 함께 신중하게 세입자를 고르려 하는 느낌을 받았다. 폴란드 출신의 이 어머님은 별 말은 없으셨지만 우리를 너무나 특별하게 대해 주셨고, 우리와 같이 올라온 경쟁자들이 뒷거래로 월세를 조금 더 내겠다고 제안한 것도 말해 주셨다. 최근 사람들이 종종 집주인에게 그렇게 렌트비를 다른 사람보다 더 내겠다고 하면서 다른 상대자를 무찌르고 자신이 입주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들었다. 사실 나도 1초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런다고 해서 입주를 완전히 보장할수 있는건 아닌것 같았다. 만약 입주하지 못한다면 내가 선택할 다른 기회는 얼마나 많고, 혹시 실패를 한다고 해도 그것이 얼마나 값진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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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파트에서 바라본 미사사가

그렇게 해서 우리는 넷쨋날 하염없이 결과를 기다렸고, 드디에 심장을 졸이는 이메일을 받았다.

입주를 축하드립니다.

월세, 전세, 집, 아파트 구하기… 이렇게 힘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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