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Vs 2015
이 글은 올해 1월에 작성한 글인데 5개월 반이 지나서 공개하게 되었다. 그 동안 Bookkeeping을 공부하느라 시험준비에 블로그는 잠시 접어 두었는데, 가끔씩 친구들이 블로그는 계속 쓰는거야? 하고 물어보면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다시 이전에 쓴 글을 검토해서 올려보기로 했다.
2015년 내 생활에 여러 변화를 주려고 했던 작은 시도들을 되돌아보면서 새해에는 또 어떤 변화를 주면 좋을까 생각해보았다. 작년 1월부터 ‘옷 안사기’ 를 시도했고, 옷장정리, 냉장고 정리, 찬장 정리, 서랍 정리를 정기적으로 하면서 ‘언젠간 필요하겠지’ 하는 이유로 쌓아뒀던 쓰레기를 조금씩 버리는 연습을 해왔다. 아직도 이렇게 ‘정리정돈, 버리기’ 연습을 조금씩 해오고 있는데 내가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게 그렇게 쉽지 않다.
친구들이 “옷 안사기 시도”는 어떻게 된거야? 종종 물어오는데, 옷 일년동안 안사기 시도는 지난 해 몇달간 가능했지만 솔찍히 말해 계속 되지는 않았다. 여름이 되자 세바 자전거용 바람막이 자켓이 필요했고, 여름 뉴욕여행 도중 나의 맘을 훔쳐간 빈티지 원피스 몇별을 산 결과, 나는 결국 옷 안사기 시도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시도를 하면서 올해 전체적으로 옷에관한 집착을 버리는 연습을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일년동안 옷에 대한 지출이 작년과 비교해 100만원 (2016년 5월 19일 환율 기준, $1121 = $1635 – $424) 줄어들었다.
여기서도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 옷안사기 운동이 일어나고있다. 실제로 내가 팔로우하는 미국인 블로거는 2년동안 출산을 준비하면서 엄마가 되고 나서까지, 한번도 옷을 사지 않고 지내는데 성공했고, 지금도 필요한 옷은 친구나 이웃에게서 얻거나, 물물교환을 통해서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처음 shopping ban 시도는 여성으로서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계속해서 단계적으로 느끼게 되는 미처 알지못한 것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억지로 한다는게 싫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점점 마음에 붙은 먼지가 하나 둘 떨어져 나가듯, 내가 필요한 것들과 원하는 것들의 구분이 생겼고, 더이상 잡다한 싸구려 물건을 사들이지 않았다. 가지고 싶은걸 가지게 되는것은 좋지만 나는 그것들이 차지하는 공간에 대해 한번도 의문을 던진적이 없었고, 그리고 그 물건들을 다시는 사용하지 않을경우 어떻게 처리할것인가도 전혀 생각지 않았다.
나의 경우, 물건을 사는 순간 ‘내가 (원하는 물건을)살 수 있다’는 큰 파워가 있다는걸 느꼈다. 내가 그 물건을 사던 안사던 나는 어떤 ‘선택을 할수있다’는 힘을 느꼈는데, 그것을 사는순간 내가 나보다 더 크게 느껴졌고, 그것을 사면서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로 작아지는 나를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가진 구매 능력에만 집중하다보니, 그것이 나에게 주는 순식간의 기쁨만 즐기고 있었다. ‘남들이 즐길 수 있으면 나도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모두가 하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구매하지 않아도 내가 구매한것과 같은 똑같은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것이 시간이 지나면 더 강하게 와닿았는데, 그 파워가 나에게 주는 힘은 미래에 내 시간을 살 수 있다는 것과, 현재 내가 사는 공간을 더 간결하게 해주는 장점이었다. 다른 사람들 처럼 나도 행복해 지려면 무언가 더 가져야 한다는 환상. 그에 반대되는 행동이 나에게 주는건 통장에 쌓이는 숫자 뿐만 아니라, 다른 식으로의 행복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왜 자꾸 옷과 식비에 집중을 하는지 궁금해 할것이다. 크게 들어가는 종목중에, 집이나, 차와 같은 소비는 이미 정해진터라 내가 자유자재로 아낄수 없는 것들이기에, 내 능력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들을 가끔 이렇게 관찰하고 변화시켜 볼려고 한다.
우선 제작년에 비해 작년에는 줄어든 전체 일년 식비가 거의 370만원 (2016년 5월 19일 환율 기준) $4058 ($11,807-$7,749)이나 되는것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지난해 내가 먹지 않고 버린 음식, 가볍게 여긴 수많은 외식, 칼로리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맛있기 때문에 사먹은 음식이 모여서 $4058 이나 된 셈이다. 연말에 누가 와서 보너스로 370만원을 선물로 준다면 그걸 마다할 사람이 어디있을까? 2015년에 식비와 옷으로 줄인 비용을 합하면 470 만원!
우리의 큰 결정은 외식을 많이 줄이고, meal plan 을 만듦으로서 식비를 많이 줄이는 것이었는데, 그 결과로 세바가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는 효과도 얻었다. 2010년 결혼할 당시 109kg였던 그는 지금 82kg 로 그때보다 30kg 이나 빠졌다. 그때 사진을 보면 나도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당시 삶의 질이 나아지면 나아질 수록 편안함만을 추구하던 그 순간 우리는 점점 무한한 게으름, 무지한 자격 (entitlement)을 살찌우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걸 몰랐다.
이 외에 올해 2016년, 나는 통신사를 Bell 에서 Wind Mobile로 바꾸면서 한달에 10만원 나가던 휴대폰비를 4만원으로 줄이고,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면서 불필요한 외식비을 줄이고, 일년에 두번가는 헤어커트는 세바 헤어살롱을 이용하는 변화를 주었다. 늘 해오던 식으로 하던 습관을 벗어나 다른 방면으로 내가 할수 있는 것들을 늘려 나가고 있다. 가계부를 쓰다보면서 이렇게 세세한 도전이 필요한 종목이 눈에 들어오게 되고, 좀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어떤 식으로던 변화시켜 보고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물론 세바와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는데, 예를들면 내가 선택한 통신사 Wind Mobile 이 제공하는 서비스 지역은 다른 큰 통신사와는 다르게 제한되 있었기에 세바는 극구 한달에 10만원을 내고 그 위험을 없애겠다는 의견이었다. 상의 끝에 결국, 한번 시도는 해보고 결정을 하자는 의견에 서로 동의를 했고, 지금 우리는 4만원 휴대폰 비용과 그에 따른 서비스에 아주 만족해 하고있다. 그 외에 비용이 더 늘게 된 종목도 있는데, 작년부터 시작한 Bookkeeping 수업에 들어가는 수업료 (한과목당 $450), 교재, 기부금, 선물, 알코올 예산을 확 늘리기도 했다. 바로 나의 강한 권유로…
이렇게 내 주변에 필요없는 물건, 활동을 줄여 나감으로서 물건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대신 더 값진 경험을 쌓기 위해 조금씩 노력할려고 한다. 어릴적 내가 가족과 친구와 함께 보낸 시간은 커서도 잊혀지지 않지만 내가 쓸데없이 사다놓은 물건들은 어느 순간 관심이 없어지고, 잊혀지고, 사라지기 마련이기에 나는 이제 경험을 얻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Outsourcing (아웃소싱)이 아닌 Insourcing (인소싱)을 바탕으로 생활하는것. 이런 것들이 주는 행복을 함께 나누고 싶다.
여러분도 새해 다짐한 목표들 중간점검 하고 있나요? 집에서 새롭게 작은 도전을 실천하고 있다면 저와 함께 공유해 주세요!
Statistics 배우면서 그걸 내 삶에 집어 넣겠다고 생각 하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게 아닌거 같아요 언니 그래프들 보면서 눈으로 변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옷사기 외식하기만 줄이면 좋을텐데 그게 참 힘들어요
엑셀 배우면서 나도 더 적용해 볼려고 노력중이야. 가계부를 엑셀에 쓰니까 이렇게 할 수 있더라고.
우와 늘 도전하고 있는 세진이 멋져!!
절약도 엄청나게 했구나~~
난 지난주말에 집에 필요없는 물건들 몽땅 정리해서 벼룩시장 가져가서 팔았어~팔고 남은 옷들은 기부하고 기부금 조금 내고 남은돈은 하윤이 필요한 우비, 장난감, 모자 사가지고 왔다네ㅎㅎ
세진이 덕에 나도 작은 실천이지만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있다!
그렇지만 이 끝없는 물욕은 버릴 수가 없구나
비우고 나니 바로 채워지더이다 또 폭풍쇼핑을 했지모야ㅠㅠ
남은 한해도 응원합니다!!
(양말이 참 싱그럽구나)
벼룩시장 좋지! 여기서 나는 Kijiji 라고 인터넷 중고 시장에 올려 팔거든 그러면 사람들이 약속시간 잡아서 우리집앞까지 와서 물건 사가고 그래. 사실 작년 크리스마스때 그렇게 해서 세바 사진관련 기계들 다 팔고 200만원 정도 받았어. 환율때문에 처음에 우리가 미국에서 주문했던거보다 더 많이 받았지. 나는 작게 옷이나 신발, DVD, 주방용품, 가구등 올려서 중고로 팔곤 하는데 다 내가 안쓰는 물건이 필요한 사람한테 가서 좋더라. 아마존에서도 중고로 물건 팔거든 우리는 주로 중고 책 올려서 파는데 우편료가 비싸서 손해볼때도 있지만 재미로 배우고 있어. 응, 그래도 공유하고 필요한 사람한테주고 하는것도 애기들 한테 도움이 많이 될거 같아. 그게 사는 모습이잖아. 남은 한해 나도 응원해! (참고로 양말은 한국에서 산거 ㅋ. 한국양말이 최고!)
와ㅡ진짜 신기해… 저런 생각을 하는것도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그런 삶의 느낌을 이런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ㅡ나와는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느낌ㅜㅜ ㅋㅋ오늘 샀던 꽃양말과 레이스양말이 부끄러워집니다.. ㅋㅋ그리고 집에 와서 또 치킨을 시켜먹었습니다…하아…
집에 있는 옷 다꺼내서 정리하다보면 진짜 깜짝놀랄거야. 나도 6개월에 한번씩 옷장정리하면서 일년동안 안입은것들 또 솎아 낼려고. ㅋㅋ 꽃양말, 레이스 양말은 나도 갖고 싶다. 대학때부터 본격적으로 쇼핑하는것 말곤 특별히 즐기는게 없었던 터라 그런 소비생활이 몸에 나도 모르게 배여있던거를 몰랐던거야. 그게 행복의 지름길 인줄 알았는데 말이야. 그런데 물건에 대한 욕심이 적어지면서 부터 더 그 물건을 살려고 노력하는 시간, 에너지를 다른데 쏟을수 있어서 좋더라고. 돈을 써야지 재미있게 사는 줄 알았는데, 돈을 안쓰고서도 주말을 재밌게 보낼 수 있더라고. 내가 상상력이 부족했나봐.
원래 인생은 가진 것에 회의를 갖다가도 새로운 것을 가지면서 곧 존재의 이유를 발견하곤 하지.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미친듯이 버렸다가 다시금 부족함을 채우려 쇼핑을 하는데
그게 요즘 내 인생~ 많이 가졌다고 죄책감 느낄 필요 없고 가진 게 없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는 것.
난 행복하게 살테야!
나는 돈을 쓸때도 항상 경험을 위한 의미있는 지출이면 마다하지 않을려고. 소중한 친구랑 나가서 오랜만에 외식하는건 나한테는 건강한 지출. 이전엔 그런것 까지 마음에 걸렸는데 말이야. 균형이 중요하지. 내가 배운건 돈을 아낀다고 해서 내가 내 삶을 희생하는게 아니라 내가 더 중요시 생각하는 무언가와(시간, 자유) 바꾼다는 거였고, 점점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것들이 사실 내 인생을 바꿔줄 만큼 필요한게 아니었다는거였어. 그냥 몇번쓰다 버릴 것들이었던거지. 이런 아이디어를 나누는게 중요하다고 생각되서 시작했는데 친구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걸 알게되서 참 좋네.
세진씨 잘내시나요? Rob이에요^^ 회사 그만두고 6년만에 이렇게 연락하네요~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니 정말 시간은 빨리 흐르네요. 세바는 잘지내고 있죠?? 한국 오시면 한번 꼭 뵙고 싶네요~
* 세진아, 다시 너 블로그보면서 이글 정독해봤는데 정말 멋지다아
2017년은 또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