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Yongjae O'neill

Richard Yongjae O’neill

몇일전에 무르팍도사에서 세계 최고의 비올리스트 Richard Yongjae O’neill 이 나오는것을 우연히 봤다. (난 오로지 한국프로는 개그프로만 즐겨보는 경향이 있는데 캐나다에 와서 유일하게 보는건 아마 무르팍 도사 인거 같다.) 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수많은 사람들 중에 Richard Yongjae 만큼이나 그렇게 순수해 보이는 사람은 없는것같았다. 성공을 향한 과정 마저 순수했고, 성공에 다달아서도 순수했고, 앞으로 미래에 자신이 도전하는 일도 (상당히 포괄적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 인것 같지만) 굉장히 어린아이의 꿈 같았다. 더 나은세상. 더 살기좋은 세상을 위해 씨앗을 뿌리는 일.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학교에서 최고가 되어야 하는 이유, 회사에서 최고가 되어야 하는 이유, 가정도 최고로 꾸려 나가야 하는 이유를 들라면 상당히 개인적인 욕구로 가득 차 있다. 이런 개인적인 욕구로 살아가다보면 나와같은 개인적인 욕구로 살아가는 타인과 이득을 앞두고 싸우게 되어있고 이런관계는 사회를 이해타산 관계로 쉽게 만들어 갈수 밖에 없다. 사람이 서로 믿고 살아가도록 하는 바탕은 인간 서로를 기본적으로 사랑하고 도와줘야 하는데, 그 기본이 개인적인 욕구로 가득차 있는경우 남을 믿기란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는 경우와 같다고 본다. 우리는 이런 사회를 비판하면서도 막상 개인적인 욕심은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욕심을 되려 자식에게 물려주게된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세상살기 어렵다고 비판하거나 한탄한다.

Richard Yongjae 는 자신의 삶의 이유를 증명하고 싶은 그런 삶을 살고 있었다. 그 삶이 얼마나 버거운 삶인지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산다는것을 상상하기도 힘들었고,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보자 라고 생각했지만  불가능 했다. 보통 탄생은 축복으로 여겨지는데다가 내 주변에 그렇게 자신의 탄생을 Richard Yongjae 처럼 뒤돌아보아야 할 친구들이 없기에 ‘왜 자신이 이 땅에 왔는가’ 하는 철학적인 생각은 아마 도덕시간이나 윤리 시간에 잠시 에세이로 쓰는것 뿐이었다. 이런 철학적인 생각. 이런 이유를 자신에게 되물어보는 시간을 가지는 사람. 음악만큼이나 풍만한 감성을 가진 사람인것 같았다.

그 사람의 가족 사, Richard Yongjae 의 할머니께서 “I love your mom. I love your granpa. But I love you the most, Richard.” 라고 했을때, 나는 눈물이 나오는걸 참을 수 없었다. 할머니 손에 오래 자란 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가 해주는 말 같았고, 언젠간 엄마, 할머니가 될 미래의 내 모습에 어느 순간 큰 도시로 떠나는 손자를 보면서 이런 말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동시에 스치면서 말이다. Richard Yongjae를 키운 할머니를 보면서 가족을 향한 사랑은 내 자식에게서 끝나는게 아니라 내 자식으로 부터 시작이 되는게 진정한 사랑이라는걸 배웠다.

아무도 Richard Yongjae 가 세계 최고의 비올리스트가 되는것을 목표로 그를 키운게 아니었다. 그를 키운것은 오로지 사랑. 넘치지만 절제있는 사랑. 작지만 수면에 파장을 이르키는 사랑. 그리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 나는 이 모든것을 잊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Photo from 교보문고북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