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giving
한동안 걷기를 귀찮아 하는 세바와, 나가서 외식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의 식생활을 고치기 위해 난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그렇다면 걷는 걸 늘이고, 외식을 줄이는 게임을 내세우자! 그래서 나는 세바에게 제안했다. 너는 외식을 줄이고 싶고, 나는 걷는 시간을 늘이고 싶잖아? 니가 한시간 걸으면 외식비로 $20 을 쓸수 있도록 하는건 어때? 니가 걸으면서 외식비를 버는거야. 만약에 걷는게 싫어서 그 주에 외식비를 미리 못 벌었다면, 나가서 사먹지 않는걸로 하자.
우리의 약속은 그렇게 시작 됐다. 처음엔 걷는데 삼십분, 사십분이 최대였다. 목적없이 걷는게 익숙하지 않은 세바는 이 계획을 실천할때 자기가 외식비를 위해 걷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달째인 10 월의 중순, 우리는 월요일아침 추수감사절인데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나 아침 8 시, 씻지도 않고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외식비를 벌기위해 거리를 나섰다. 아침 기온은 3 도였고, 손이 시려워 겨울 장갑을 가져 나오는 걸 깜빡한 나는 따뜻한 장갑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버리려고 했다. 그리고 얼마안가 동네 아기자기한 카페를 지나다 카페 앞 공원에서 다람쥐가 숨겨둔 먹이를 찾으려고 땅을 파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진한 녹색 가디건을 입으신 어느 노 신사분이 말을 걸어 왔다.
“I’m all turned around. Do you know how to get to 401 east?”
노 신사분은 자신이 길을 잃으셨다며 토론토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찾고 계셨다. 세바와 나는 그제서야 그분이 차를 세워둔걸 보고 산책중이신 분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Is that New Brunswick License?”
세바는 신사분에게 혹시 자신의 차량번호판이 우리가 살던 뉴브런즈윅 주 번호판이 아니냐고 물어보았다. 신사분이 웃으시며 그렇다고 하자 우리는 바로 어디서 오신분인지 탐색에 들어갔다.
“Where are you from in New Brunswick?”
신사분께서 말했다. “I’m from Saint John.” 오 마이갓!!!! 나는 여김없이 그를 껴안았다. “We’re also from Saint John!” 어느새 내 고향이 된 세인트존. 그 곳에서 온 분만 봐도 너무 기뻐하는 나를 세바는 너무나 잘알고 있다. 우리는 함께 신사 분 차가 있는 곳으로 같이 걸어가 조수석에 계시는 고운 사모님에게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는 토론토로 가는 방향을 알려드리고, 좋은 여행 되시라고 인사를 드렸다. 서로 이름과 사는 도로명을 주고 받고서는 돌아가면 꼭 한번 보자고 약속을 하고선 말이다.
오늘 우리는 걸으면서 외식을 줄일 생각으로 길을 나섰지만 누군가에게 길동무가 되었다. 추수 감사절 Thanksgiving 날 우리에게 이런 기회를 giving 주신 노 부부에게 thanks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All photos by Sejin
^^ 꼭 재미있는 책을 읽는 기분이다^^
히히히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세바스찬은오늘 아침에 이러더라 ‘나는 언제 니가 쓴 글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래 맞아~우리는 하나를 위해 시작했는데 그 속에 많은 축복이 있는것 같아~~~
맞어. 목표달성보다 과정이 중요 한 걸 살면서 또 배우는 구나.
세진아 너무 따뜻한 글이다. : ) 캐나다는 땡스기빙이었구나. 여긴 10월 마지막주인데. 날이 많이 추워진다. 감기 조심하고 (난 플루 백신을 맞았더니 몸살이 살짝 ㅋ;) 또 글 올려줘!
언니, 캐나다 땡스깅빙이 늘 먼저인데 미국만큼 그렇게 크게하지는 않는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서 온 친구가 가까이 살아서 미국 땡스기빙도 챙겨볼까 생각 중이에요. ㅎㅎㅎ
세진 너의고향이된 세인트존에 꼭 가보고싶다 ~언젠가 카스테라 들고놀러갈께 ㅋㅋ
미쇼! 세인트존 우리집 앞에 컵케익 가계있는데… 거기랑 경쟁 불 붙겠는데!
알고 보면 삶 구석구석에 행복감이 많은데… ^^
용쑤니 언니! 페이스북 췌크 하는 군요~ 이히히히히! 언니의 하루에도 소소한 행복이 숨어있길 바래요~
Saint John!! 신기해요 그 신사분도 디게 신기한 경험이고 추억될꺼같아요
그분이 크리스티나가 일하는 그 도로에 사신데. 담에 놀러라도 가봐야 될듯. ㅋㅋㅋ